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이재윤 교수님의 ‘인공신경망을 통한 자연어처리’ 강의를 정리한 글입니다.

앞 글에서 transformer와 pretraining/fine-tuning 패러다임, 그리고 BERT를 다뤘다. 이 글은 두 가지를 정리한다. 먼저 pretrained 모델을 구조로 분류하고(encoder / encoder-decoder / decoder-only), 거대 모델을 싸게 학습·튜닝하는 PEFT를 짚는다. 이어 GPT-3에서 ChatGPT로 이어진 흐름을 따라가며 LLM이 여전히 갖는 한계와 사회적 문제를 살펴본다.

Pretrained 모델의 세 가지 구조

seq2seq 글에서 본 transformer는 encoderdecoder 두 덩어리로 이뤄진다. encoder는 입력 문장 전체를 읽어 표현으로 압축하고, decoder는 그 표현을 받아 출력을 한 단어씩 생성한다. 오늘날의 대표 모델들은 이 구조 중 어느 부분을 쓰느냐로 깔끔하게 나뉜다.

  • Encoder-only: encoder만 쓴다. 입력 전체를 양방향으로 읽어 이해(understanding) 하는 데 강하다. 분류·NER·질의응답 등에 적합. 예: BERT, RoBERTa, ELECTRA, ALBERT.
  • Encoder-Decoder (seq2seq): 둘 다 쓴다. “입력을 읽고 → 새 출력을 생성”하는 번역·요약 같은 과제에 자연스럽다. 예: 원조 Transformer(Vaswani et al.), BART, T5.
  • Decoder-only: decoder만 쓴다. 앞 단어들로 다음 단어를 예측하는 단방향 생성에 특화. 예: GPT 계열(GPT-1 ~ GPT-4).
구조방향성잘하는 일대표 모델
Encoder-only양방향이해(분류·NER·QA)BERT, RoBERTa
Encoder-Decoder입력 양방향 + 출력 단방향변환(번역·요약)T5, BART
Decoder-only단방향(좌→우)생성GPT 계열

핵심은 seq2seq라는 큰 틀은 똑같고, 안의 부품만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에 RNN(LSTM)이 하던 자리를 self-attention이 대체했을 뿐이다.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RoBERTa encoder + LSTM decoder”처럼 자유롭게 섞는 것도 가능하다.

회사로 나눠 보면, Google은 T5·BERT·ALBERT·Pegasus, Meta는 BART·OPT·RoBERTa, OpenAI는 GPT 계열을 내놓았다.

Self-attention은 “온도가 있는 softmax”

self-attention의 핵심 식 에서 로 나누는 부분을 직관적으로 보면, 이는 temperature가 있는 softmax와 같다.

신경망의 출력값(logit)은 종종 너무 커져서(overshoot), 그냥 softmax를 취하면 한 곳에만 확률이 쏠린다(엔트로피가 낮아짐). 로 나눠 값을 눌러주면 분포가 부드러워진다. attention에서 가 바로 이 역할을 해서, 특정 단어에만 과하게 쏠리는 것을 막아준다.

PEFT: 거대 모델을 싸게 튜닝하기

문제가 하나 있다. 모델이 수십억~수천억 파라미터로 커지면, fine-tuning할 때 전체 파라미터를 다 갱신하는 것은 너무 비싸다. 과제마다 거대 모델 한 벌을 통째로 복사해 저장해야 한다.

이를 풀려는 것이 PEFT(Parameter-Efficient Fine-Tuning) 다. 핵심 발상은 같다: 사전학습된 가중치는 거의 그대로 얼리고(freeze), 아주 작은 추가 파라미터만 학습하자.

  • Adapter: transformer 층 사이에 작은 모듈(down-project → 비선형 → up-project)을 끼워 넣고, 그 모듈만 학습한다.
  • LoRA (Low-Rank Adaptation): 가중치 변화량 저랭크(low-rank) 두 행렬의 곱 로 근사한다. 원래 가중치 는 얼린 채 만 학습한다. 와 병렬로 계산되므로 추론 속도 손해도 적다.
  • Prefix tuning 등도 같은 이야기다.

효과는 극적이다. 학습하는 파라미터를 전체의 1% 안팎으로 줄여도, 전체를 fine-tune한 것과 비슷한 성능이 나온다.

LM에서 “Large” LM으로, 그리고 ChatGPT

language model은 결국 “다음에 올 단어/문장을 예측”하는 모델이다. 이 단순한 목표가 강력한 이유는 self-supervised learning이기 때문이다.

고양이/개 이미지 분류처럼 사람이 일일이 라벨을 다는 것을 supervised learning이라 한다. 반면 “수학은 정말 재미있는 ____” 의 빈칸을 맞히는 일은 문장 자체가 정답을 품고 있어 별도 라벨이 필요 없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문서를 학습 데이터로 쓸 수 있다. 이 점이 LM을 거대하게 키울 수 있게 한 원동력이다.

transformer의 확장성에 힘입어 모델은 폭발적으로 커졌다: ELMo·GPT(1억) → BERT·GPT-2(수억15억) → GPT-3(1750억). GPT 계열은 GPT-1(12층, 512토큰) → GPT-2(48층, 1024토큰) → GPT-3(96층, 2048토큰)로 깊이와 context 길이가 함께 늘었다.

GPT-3에서 ChatGPT까지: RLHF

흥미로운 점은 ChatGPT의 구조가 GPT-3와 본질적으로 같다는 것이다. GPT-3(2020)는 이 정도 화제가 되지 않았는데, ChatGPT(2022)는 폭발적이었다. 그 사이 2년간 무엇이 바뀌었나? 핵심은 “사람과 대화하는 것”에 집중한 두 가지다.

  1. 방대한 대화(conversation) 데이터로 학습.
  2. RLHF(Reinforcement Learning with Human Feedback), 즉 사람의 피드백을 이용한 강화학습.

RLHF는 보통 세 단계로 진행된다.

  1. SFT: 사람이 시범으로 작성한 모범 답변으로 모델을 supervised fine-tuning한다.
  2. Reward model 학습: 한 prompt에 대해 모델이 여러 답을 내면, 사람이 좋은 순서로 순위를 매긴다. 이 선호 데이터로 “답이 얼마나 좋은지”를 점수화하는 reward model을 학습한다.
  3. PPO로 정책 최적화: reward model이 주는 점수를 보상으로 삼아, PPO(Proximal Policy Optimization) 강화학습으로 LM(정책)을 업데이트한다.

이미 Stiennon et al.(NeurIPS 2020)의 요약 연구에서, human feedback으로 학습한 모델이 supervised learning이나 pretrain-only보다 사람 선호도가 훨씬 높음이 확인된 바 있다.

여기에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대화 데이터가 쌓이는 선순환까지 더해져 ChatGPT는 빠르게 강해졌다.

최근 트렌드는 “파라미터를 키우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로 옮겨가고 있다. 데이터·알고리즘·정렬(alignment)이 함께 중요하며, 더 적은 파라미터 + 더 많은 데이터로 학습한 모델(예: LLaMA)이 좋은 성능을 내기도 한다.

검색엔진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 검색(Google)은 “키워드 검색 → 엔진이 관련 문서 반환 → 사람이 직접 답을 추출”하는 흐름이다. ChatGPT는 신경망이 학습한 지식으로 질문하면 곧장 답을 생성하고, 이를 반복(대화)할 수 있다. 거기에 더해 되묻기(clarifying question), 위험한 요청 거절, 이전 답 참조(multi-turn), 그리고 prompting으로 그때그때 과제를 정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 Few-shot prompting: 예시 몇 개(“sea otter ⇒ 해달”)만 줘도 과제를 정의할 수 있다.
  • Chain-of-Thought prompting: 정답만 요구하지 않고 중간 추론 단계를 함께 보여주면, 특히 산술·논리 문제에서 정답률이 크게 오른다.

LLM의 한계

“It’s a mistake to be relying on ChatGPT for anything important right now.” — Sam Altman, Dec 2022

화려해 보이지만, ChatGPT도 이전 LLM들과 기술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기에 비슷한 한계를 그대로 갖는다.

1) 일관성(consistency) 부족

모델은 논리적으로 연결된 질문에 모순된 답을 내놓곤 한다.

  • “수성이 지구보다 큰가?” → “아니오”라고 잘 답한다. 그러면 “수성이 지구보다 작은가?”의 일관된 답은 당연히 “예”여야 하지만, 모델이 이를 보장하지 않는다.
  • 사건 순서(event1 → event2 → event3)에서 추이관계를 묻는 문제도 기존 모델이 **20~60%**나 제약을 위반한다.

실제로 “A는 B 이전에 들어왔나?”와 “A는 B 이후에 들어왔나?”라는 **서로 반대되는 질문에 둘 다 ‘아니오’**라고 답하는 모순이 ChatGPT에서 관찰됐다. GPT-4는 답이 더 일관돼졌지만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2) 환각(Hallucination)

Hallucination은 모델이 사실이 아닌(nonfactual) 정보를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현상이다. 작은 모델일수록 “180cm인 남자의 키는?”에 “200cm”라고 답하는 식으로, 질문에 답이 들어 있어도 틀린다.

ChatGPT는 이런 단순 환각은 줄었지만, 매우 그럴듯한 환각(realistic hallucination) 이 문제다. 예컨대 실존하지 않는 경력을 붙여 특정 교수를 소개하거나, “세종대왕의 맥북 프로 던짐 사건”처럼 존재하지 않는 사건을 진지하게 서술한다(이 사례는 밈이 되기도 했다). GPT-4가 환각을 약 19%p 줄였지만, 여전히 모든 범주에서 20% 이상 남아 있다.

3) 수학·산술 추론

LLM은 의외로 단순 산수에 약하다. (1+2+5-7)/3을 묻자 괄호 안은 1로 잘 계산해 놓고 “3으로 나누면 1”이라고 답하는 식이다(정답 1/3).

표-텍스트 수치 추론에서도, 계산 없이 표의 숫자를 그대로 가져오거나, Chain-of-Thought로 수식은 올바르게 세워 놓고도 마지막 산수를 틀린다. GPT-4는 수학·산술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약점으로 남는다.

이 밖에도 오래된 지식(stale knowledge)(지식이 파라미터에 “암기”돼 시점이 고정됨), 다단계 추론(multi-hop) 취약, 자원 소모, 특정 표현 남용 등 한계가 많다.

사회적 문제

기술적 한계와 별개로, 거대 모델은 새로운 사회 문제를 낳는다.

  • 사람 vs. AI 구분: AI가 쓴 글이 사람 글과 구분하기 어려워졌다. “AI 탐지기”가 있지만, 한 번 “더 독창적으로 다시 써줘”라고 시키면 탐지기가 사람 글로 오판한다. 탐지만으로는 부족하다.
  • 저작권: GitHub Copilot이 학습 데이터의 코드를 라이선스 무시하고 거의 그대로 뱉어내, Microsoft·GitHub·OpenAI를 상대로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 유해 콘텐츠: 공격·폭력 계획에 악용될 수 있는 답을 생성할 위험(GPT-4 리포트의 레드팀 사례).
  • 자원·환경 비용: GPT-3 한 번 학습에 약 1,287 MWh(일반 가정 120년치 전력), 탄소 550톤이 들었다. 추론도 무거워서, 쿼리 하나에 A100 GPU 여러 장이 필요하고 ChatGPT 한 달 운영 전력이 GPT-3를 십수 번 학습할 양에 달한다는 추정이 있다.

앞으로의 방향

강의에서 제시한 연구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사실(fact)과 언어 이해/생성을 분리하기. 지식을 파라미터에 통째로 암기시키는 대신, 사실은 따로 관리하고 언어 능력만 모델이 담당하게.
  • 논리적 일관성을 보장하는 모델. 여러 출처의 정보를 종합·추론할 때 특히 중요하다.
  • 닫힌(closed) black-box 시스템과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
  • 자원 효율적인 모델(PEFT, 경량화 등).

정리

  • pretrained 모델은 transformer의 어느 부분을 쓰느냐로 나뉜다: encoder-only(BERT, 이해), encoder-decoder(T5/BART, 변환), decoder-only(GPT, 생성). 큰 틀(seq2seq)은 같고 RNN이 self-attention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 PEFT(Adapter·LoRA 등) 는 거대 모델의 가중치를 얼리고 1% 안팎의 추가 파라미터만 학습해 싸게 튜닝한다.
  • ChatGPT는 GPT-3와 구조가 같고, 대화 데이터 + RLHF로 “사람과의 대화”에 특화됐다.
  • 그럼에도 일관성 부족·환각·산술 약점 등 LLM의 한계를 공유하며, AI 판별·저작권·유해성·자원 소모라는 사회적 문제를 함께 던진다.